무엇보다 공권력 투입으로 사태가 되돌려진 만큼 노사 간 모든 현안이 잠복해 여전히 불씨를 안고 있다. 주간 연속 2교대제 도입 등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은 종결되지 않았다. 민주노총 충남본부·충북본부,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등도 강력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노사 양측이 의지를 갖고 켜켜이 쌓인 현안을 순조롭게 풀기 바란다.
이번 사태는 노사 문제 외에도 자동차 업계의 부품조달 구조에 심각한 허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핵심부품인 피스톤링의 70%를 유성기업에 의존해온 현대기아차의 피해는 직격탄에 비유될 정도로 막대했다. 업체 하나 때문에 생산라인이 전면 멈춰 서는 취약한 공급 시스템도 지적됐다. 하지만 문제는 고도의 가공기술과 긴 공정기간으로 빠른 시일 내에 경쟁업체 진입을 통한 공급선 다변화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조달 시스템 선진화는 과제로 남겨두더라도, 당장은 유성기업 생산 차질량을 대체할 다른 방법이 없다. 납품 차질이 없도록 정상화를 빨리 이뤄 생산능력을 회복하는 것만이 현실적으로 최선이다. 그것이 유성기업은 물론 완성차 업체 및 부품업체들의 피해를 줄이는 길이기도 하다.
지금 가장 먼저 할 일은 정상가동을 서두르는 일이다. 특히 조업재개에도 불구, 필요한 물량을 맞춰 조립라인에 투입하기까지 일정한 시간이 소요된다. 피스톤링의 규격이 달라 다른 부품사로부터 납품을 받으려 해도 걸림돌이 많다.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 공급 부족 사태가 빚어지지 않게 하는 게 결국 급선무다.
거듭 지적하지만 공권력 투입으로 모든 상황이 마무리된 건 아니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서둘러 해소하고 대화 복원에 나서야 한다. 경찰 투입과 노조원 연행 이후 자동차업계에 미치는 악영향을 이 이상 키워서는 안 된다. 생산직 근로자들의 완전한 복귀가 공장 정상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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