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의 자동차를 조립하는데 2만 여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현대와 기아차가 상당수의 협력업체를 이원화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동종 업종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분쟁의 소지를 낳고 있다.
이번 파업으로 사측은 용역깡패라는 오명을 썼고, 노조도 귀족노조라는 오해를 받았으며, 파업과 관련 없는 다른 동종업체는 매출 감소로 이어질 요인이 발생했다.
실제로 유성기업의 경우 현대기아차에 피스톤링을 독점적으로 공급해 지난해 2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독점적으로 공급하다보니 인건비와 자재대 상승 외에는 특별하게 경영에 장애요인은 없었다.
유성기업 외에도 서한그룹이 엔진 컨트롤 시스템을 독점적으로 납품하고 있으며, 유니크와 파워트레인은 변속기, 성우하이텍은 프레스, 두원공조는 에어컨 히터 등을 현대기아차에 독점이나 다를 바 없이 납품하고 있다.
100% 납품 업체는 11개 업체로, 70% 이상 납품 업체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만약 이들 업체 한 곳이 화재나 유성기업 처럼 파업이 장기화 될 경우 현대기아차 라인은 또 정지될 가능성이 있다.
25일 오후 6시 현재 유성기업 관리자 80여 명이 투입돼 부품을 생산하고 있지만, 납품량을 맞추기에는 버겁고, 노조원들이 언제 또 다시 공장을 점거할지 몰라 현장은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한편 유성기업의 파업으로 현대기아차의 부품납품시스템이 확실히 달라질 것으로 보여, 피해는 영세 납품업체의 몫으로 돌아갈 것으로 전망되며, 자칫 이들 업체의 반발로 제2의 유성기업사태가 발생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아산=김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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