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의 완성차업체의 생산라인을 멈추게 한 유성기업 아산공장의 노조파업 및 직장폐쇄가 7일째 지속된 가운데 24일 오후 4시 경찰이 투입돼 공장을 점거하고 저항하는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아산=손인중 기자 |
일주일째 공장을 점거하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아산 유성기업에 24일 오후 4시를 기해 전격적으로 공권력이 투입됐다.
경찰은 이날 아산시 둔포면 유성기업 아산공장에 경찰력을 투입해 파업사태를 주도한 노조 지휘부와 노조원 등 500여 명을 현장에서 붙잡아 아산, 부여, 논산 경찰관서 등으로 연행했다.
앞서 경찰은 공장 정문이 아닌 미리 확보해 두었던 측면 철조망 사이에 난 진입로를 통해 30개 중대 2500여 명의 경력을 신속히 공장 안으로 진입시켰다. 공장 안으로 들어선 경찰은 옥상 위험물 저장소 등 위험시설과 노조원이 대거 모여 있던 곳을 발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이와 동시에 노조 측 사수대 100여 명이 지키고 있던 공장 정문을 통해서도 진입을 시도했다. 경찰은 정문 앞에서 이번 사태를 주도한 노조 지휘부 2명의 체포영장을 제시하며 집행하려 했다.
이에 맞서 노조 측 사수대 100여 명이 바닥에 누워 버티는 바람에 경찰은 한 명씩 끌어내는 방식으로 노조원을 제압했다. 또 공권력 투입에 따라 건물 안으로 자리를 옮긴 노조원들에 대해서도 오후 7시께까지 모두 연행 조치했다.
이날 공권력 투입과정에서 노조원 일부가 경찰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수년 전 화물연대 시위처럼 우려했던 노조와 경찰 사이에 유혈충돌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경찰은 향후 연행한 노조원에 대한 조사를 벌여 업무방해, 점거 등의 혐의 입증에 주력해 가담 정도에 따라 형사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체포영장이 발부된 핵심 간부 2명에 대해서도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이들의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키로 했다. 경찰 안팎에선 25일 오전 5시를 전후해 공권력이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하지만 이 보다 12시간 이상 앞당겨 공권력을 전격 투입한 이유는 국내 완성차 업계의 생산 차질로 인한 국가적 손실을 최소화 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이날 오후 2시 30분을 전후해 가진 노사 2차 협상이 결렬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은 것도 조기 공권력 투입의 이유다.
충남경찰은 공권력 투입 수시간 전 “노사 협상이 타결될 경우 공권력 투입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공권력 개입 없이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 될 것이라는 경찰 수뇌부의 판단이 조기 공권력 투입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이날 공권력 투입에 대해 민주노총 충남본부는 경찰과 사측 모두를 비난했다. 이곳 관계자는 “노사간에 대화로 해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았으며 폭력행위 등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공권력이 투입된 것은 경찰이 사측을 편든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측에 대해서도 “노조원들이 2시간 부분파업한 것을 두고 전면파업 운운하며 직장폐쇄 조치한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이후 교섭과정에서도 사태해결의 자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사측을 겨냥했다.
노조파업 사태로 조업이 중단됐던 유성기업 아산공장은 이르면 25일부터 부분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한편, 유성기업 노사는 지난 1월부터 주간 2교대와 월급제 도입 등을 놓고 협상을 벌여왔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18일 노조 측이 쟁의행위를 가결시키자 사측이 직장폐쇄 조치로 대응하며 갈등이 증폭돼왔다.
/강제일·이경태·아산=김기태 기자
▲ 현대차 등 국내자동차업계의 완성차업체의 생산라인을 멈추게 한 유성기업 아산공장의 노조파업 및 직장폐쇄가 7일째 지속된 가운데 24일 오후4시께 경찰이 투입돼 공장 점거 저항하는 노조원들을 연행하고 있다./아산=손인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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