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업을 비롯해 커피를 즐기기 위해 직접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며 커피 문화를 향유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
서씨는 “커피를 통해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편안한 공간에서 현실과 조금은 동떨어진 문화를 향유할 수 있어서 커피전문점을 자주 찾는다”며 “이제는 커피를 마신다기보다 즐기고 느낀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야말로 대전이, 대한민국이 커피공화국이 무색지않을 정도로 커피 열풍에 휩싸여 있다. 인스턴트 커피에서 시작해 이제는 원두커피 등 고급커피로 선호도가 급격히 옮겨가면서 마니아층에서부터 창업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이 커피의 유혹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5년간 커피 수입 규모는 급속도로 늘고 있는 추세다.
24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6년 1억8800만 달러였던 커피 수입 규모는 지난해 4억1600만달러 규모로 확대됐다. 커피 1잔을 10g으로 계산한다면 지난 2006년 성인(성인 인구 추계치 3756만5365인 기준) 1명이 연간 253잔을 마셨다면 지난해에는 312잔을 마신 셈이다.
인스턴트 커피의 대표적 원재료인 베트남산 생두 수입량은 지난 2008년 전체 생두 수입 물량 가운데 48.1%로 최고조에 달했지만 2009년부터 주춤해 지난해에는 31.4%로 급감했다. 고급 원두커피 수입물량이 늘어난 때문으로 국내 커피시장이 고급커피로 재편되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를 단순히 맛 차원의 선호도를 이유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커피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송석훈 커피디자인·네스트791대표는 “20대 여성들이 3000원짜리 라면을 먹은 뒤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면서 뉴욕에 가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면 커피가격은 아까운 것이 아니다”라며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문화적이고 사회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어 사람들은 커피가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고 분석했다.
커피를 즐기기 위해 만드는 법을 배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는 주부 홍향화(42)씨는 캡슐 머신을 비롯해 커피를 만드는 기구를 자신의 주방에 마련해놓은 지 오래다. 홍씨는 “지난 3월부터 바리스타 교육을 받고 있는데 아침마다 아이들이 커피를 들고 등교하면서 먹는 걸 좋아해 기쁘다”며 “전문적인 교육을 받아 직접 나만의 커피를 만드는 기쁨이 크다”고 말했다.
커피에 대한 관심은 한국인의 사랑방 문화에서 비롯된 공간을 통해 증폭된다. 삼삼오오 모여서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문화는 대형 브랜드 커피전문점의 공간 마케팅과 결합되면서 한국 사회의 커피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중구 대흥동 한 카페는 다양한 국가의 원두를 직접 로스팅해 판매하면서 고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전시실로 바꿨다.
동구 홍도동 한 카페는 눕기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며 커피 공간을 진화시켰다.
전우영 충남대 심리학과 교수는 “사회문화가 술 마시며 취하는 문화에서 깨어있는 가운데 함께하려는 문화로 변화하는 모습에서 한국의 커피문화를 읽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유명 브랜드 커피 위주로 소비되는 상황속에서 커피가 다양성을 만족시켜준다고 하기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이경태 기자 biggerthan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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