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각에서는 세계화 시대에 맞는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위한 합리적인 방안이라는 의견이 나오는 반면, 상당수 학생과 학부모들은 순수 기초과학 영재 양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뜻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과학과 예술의 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예술영재보다 과학영재들에게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3일 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4월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열린 공청회에서 과학예술영재학교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과학예술영재학교의 신설, 일반계고의 전환, 대전과학고의 전환 등에 대한 의견이 오갔다.
교과부 역시 과학예술영재학교에 대해 공모 진행 여부 등에 대한 방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시교육청은 일반계고 전환이나 신설보다는 대전과학고의 과학예술영재학교 전환을 유력하게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져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교과부에서 지난 4월 과학예술영재학교 공청회가 개최된 이후 시교육청에서도 대전과학예술영재학교 전환 신청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교과부의 공식적인 발표(공문)에 따라 과학예술영재학교 전환 추진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아직 대전과학고의 과학예술영재학교 전환에 대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논란의 확산을 경계했다.
문제는 시교육청이 과학예술영재학교를 신설할 가능성이 적고 일반계고를 전환할 가능성 또한 높지 않다.
시교육청은 앞으로 정부의 방침에 따라 TF팀을 구성, 대전과학고의 전환 여부에 대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과학고의 전환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대부분 시·도별로 과학고가 개교돼 있어 과학영재예술학교라는 명분으로 추가의 과학고를 설립하기는 쉽지 않은 형편이다.
이에 따라 대전과학고 동문이나 재학 중인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 A씨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거점지구로 대전이 확정된 시점에 세계를 선도할 과학 인재들의 전당인 대전과학고를 과학예술영재학교로 전환하는 정책은 철회되어야 한다”라며 “대전과학고는 과학영재들의 기초과학 연구에만 힘을 쓸 수 있도록 현재의 과학고로만 유지하고 과학예술영재학교는 대전과학고의 전환이 아닌 신설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 B씨는 “과학영재와 예술영재들이 함께 수업할 경우 플러스 요인보다는 마이너스 요인이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라며 “과학영재와 예술영재는 차이가 있는 만큼 각자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별적인 교육이 전개돼야 마땅하다”라고 말했다.
/이영록 기자 idolnamba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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