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충남대, 공주대 등에 따르면 충남대는 최근 통합계획서 제출 시한인 오는 27일에 맞춰 설명회, 공청회, 토론회 등을 지난 11일부터 단과대별로 진행하려 했었다.
그러나 13일 통합추진 학내조정위원회는 통합안 도출 지연을 이유로 설명회 등의 모든 일정을 무기한 연장키로 했다.
3월 말께 3개 대학이 세계 100대 명문대학 진입 및 세종시 융복합캠퍼스 구축 등 야심한 목표로 손을 맞잡았지만 불과 50여일 만에 상대편 대학 흠집 내기로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이다. 6일 통합추진위원회가 막판 대타협을 위해 최종 합의안 도출을 시도했지만, 충남대와 공주대 간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합의안 도출에 실패했다.
이후 9일 3대 총장 모임을 추진했지만, 공주대 총장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면서 사실상 논의는 멈춰 섰다. 통추위와 실무진 만남도 진행되지 못했으며, 차후 일정도 불투명한 상태다.
통합 논의가 좀처럼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데는 충남대와 공주대의 견해가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통합의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통합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론에서는 서로 입장차가 큰 탓이다.
공주대는 지난해 송용호 총장이 통합대학 본부를 공주에 둘 수 있다는 발언과 관련해 본부 위치를 공주로, 대학 교명은 제3의 교명으로 주장하는 반면, 충남대는 본부는 세종캠퍼스와 교명은 충남대로 맞서고 있다.
여기에 구조조정을 위한 캠퍼스 특성화에 대해서도 대학 간 입장차가 상당하다.
공주대 관계자는 “공주대는 통합의 경험으로 구성원들의 이해가 빠른 반면 충남대는 구성원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각 대학이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하면 서로 상처만 남기고 성과는 이뤄낼 수 없다”고 밝혔다.
충남대 관계자는 “합의안이 마련되지 않아 설명회 등의 일정을 연기한 것 뿐이다”라며 “올해 통합계획서를 제출해야 예산 받는 여건이 좋아 추진하려 하는 것으로 올해 안된다 하더라도 통합대학 논의는 계속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역대 한 관계자는 “통합대학은 단순히 대학의 양보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단기간에 통합대학을 추진하려 보니 지금의 상황이 된 것 같다”며 “과거 통합대학 논의가 결렬된 것처럼 이번에도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고 밝혔다.
/박은희 기자 kugu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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