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농약' 전국 과수농가 울상

충남청, 조폭 등 4명 검거… 가짜 성장촉진제 판매 2억여원 챙겨

가짜 농약을 제조해 전국 과수농가에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1일 전국에 걸쳐 과수 농민들에게 가짜 촉진제를 제조해 판매하는 등 사기(농약관리법 위반) 혐의로 군산지역 조폭 행동대원 최모(42)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최모(37)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지난달까지 경기도 광주시에 마련한 공장에서 밀수품인 중국산 과일 성장촉진제의 상표로 된 튜브를 제작, 성장 촉진 성분인 지베렐린을 넣지 않은 가짜 촉진제 3만개(1개당 50g)와 살충제로 사용되는 가짜 버티맥 용제 50통(1통당 20ℓ)을 만들어 판매해 2억10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 등은 올 추석이 예년보다 보름정도 빨라 과수 농가에서 배 등을 일찍 출하 하기 위해 성장 촉진제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착안, 가짜 지베렐린 촉진제를 정품(국산 정품 4만~5만원, 중국산 밀수품 1만7000원)보다 저렴한 1개 당 8500원에 판매해온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제조한 가짜 성장촉진제를 문자 메시지를 이용, 농가에 홍보하고 주문한 농가에 직접 찾아가 현금으로 거래해 범행 흔적을 감추기도 했다.

다행히 성장촉진제를 도포해야하는 시기가 오는 22일께로 아직 농가에서는 가짜 촉진제를 구입만 해놓았지 사용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농민들에게 가짜 촉진제를 중국산 정품 밀수제품인 것처럼 속여서 판매했다”며 “중국산 밀수품의 상표를 확대해 포장한 만큼 포장만 틀릴 뿐 내용물의 차이를 농민들이 판별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농가에 추가적인 피해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경태 기자·동영상 biggerthan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