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중 DMB 여전히 '힐끔힐끔'

시청 금지법안 마련불구 처벌조항 없어 사문화 전락 우려 경찰도 “지침 없다” 손놔

▲ 운전중 DMB방송 시청을 금지하는 법안이 신설된 가운데 한 운전자가 운전중 DMB를 시청, 조작해 교통사고의 위험을 높이고있다. /손인중 기자 dlswnd98@

운전 중 디지털미디어방송(DMB) 시청을 금지하는 법안이 마련됐지만 운전자의 DMB 시청 행위가 여전해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는 벌칙 조항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이미 예견됐던 것으로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자칫 법률 자체가 사문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 경찰과 손해보험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DMB 시청 금지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 이르면 올 연말께부터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률은 운전자가 DMB를 볼 경우 전방 주시 태만에 따른 교통 사망사고 발생 위험성이 커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됐다.

실제 경찰청이 최근 2010년 전체 교통사고 22만 6878건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 5505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2997명(54.4%)이 전방 주시 태만으로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법률이 통과된 지 10여 일이 지났음에도 시내 곳곳에서는 운전 중 DMB를 시청하는 운전자를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이들은 전방을 주시하다가도 DMB 화면을 수시로 힐끔힐끔 쳐다보는가 하면 심지어 채널까지 변경하는 등 불안한 주행을 이어갔다.

곳곳에 배치된 교통 경찰관도 운전 중 DMB를 보는 운전자들을 제지하지 않았다.

운전자 윤모(30)씨는 “운전 중 DMB 시청이 금지됐다는 뉴스를 봤지만, 적발 시 아무런 제재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누가 그 법률을 곧이곧대로 지키겠느냐?”라고 반문했다. 교통법규 위반행위를 단속하는 경찰도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운전 중 DMB 시청행위는 벌칙 조항이 없다 보니까 예전에도 단속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단속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충남청 관계자 역시 “이와 관련해 본청에서 지침이 내려오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해진 바가 없다”며 비슷한 답변을 했다.

이에 대해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는 운전 중 DMB 시청 시 범칙금을 부과, 안전운전을 유도하고 있어 우리나라도 조속히 벌칙조항이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협회 차원에서도 이와 관련해 국회와 경찰청 등에 건의하는 한편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강제일 기자 kangje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