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신임 원내대표가 친이계 주도의 비상대책위를 사실상 거부하면서 재보선 참패이후 당을 바꿔보자던 한나라라당 비상대책위원회 출범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1일 의원총회에서 비대위 구성문제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지만 당 쇄신 논의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전까지 당을 이끌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소장파 의원들의 문제 제기는 크게 3가지다.
먼저 4월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떠나는 지도부가 비대위원을 공개적 논의없이 임명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이며, 또 계파별 안배에 충실한 비대위원의 면면과 구성이 당의 쇄신에 적합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비대위가 실질적인 당의 쇄신을 주도하려면, 비대위의 역할과 위상에 대해 의원총회를 통해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황우여 신임 원내대표는 소장파의 의견에 무게를 싣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내 역할을 의원들의 의견이 있으시면 수렴해서 말씀 드릴 것”이라며 “그 전에 말씀드릴 게 없다. 당헌을 정확히 검토해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구 지도부가 사퇴직전 구성한 비대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소장파의 주장을 등에 업고, 자신이 당 대표 대행을 맡아야 한다는 뜻이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소장파는 황우여 체제를 지원하고 황 원내대표는 소장파의 '젊은 대표론'을 지원하는 정치적 연대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원내대표 선출 전에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를 분리하고 비대위에 당 운영 권한을 일정 정도 주기로 이미 합의 한 것으로 이제와 비대위원의 구성과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명분이 없고, 오히려 당의 혼란만 부채질 한다는 반대의견도 적지않다.
홍준표 의원은 “비대위원장까지 친이 핵심그룹에서 맡으면 상당히 당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보고, 당시 원내대표·비대위원장 분리하기로 지난 월요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의했다”며 반대의견을 제시했다.
친이계인 김영우 의원도 “대통령 덕을 본 사람들이 대통령 때문에 다 죽는다고 아우성 친다”며 소장파를 비난했다.
신임 원내지도부는 일단 11일 의원총회를 열어 비대위 구성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앞서 소장파 의원들은 10일 중으로 별도 모임을 갖고 비대위의 역할과 권한은 물론 비대위원장을 비롯한 위원 선임 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김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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