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예방접종도 빈익빈 부익부라니

  • 오피니언
  • 사설

[사설]예방접종도 빈익빈 부익부라니

  • 승인 2011-05-09 18:23
  • 신문게재 2011-05-10 21면
서울 강남에서 대전으로 이사 온 주부가 자녀에게 필수 예방접종을 맞히러 병원을 찾았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고 한다. 서울서 무료인 접종비를 지역 병원에선 요구했기 때문이다. 영유아에게 꼭 필요한 예방접종을 기초단체의 재정능력에 따라 어느 곳은 무료, 어느 곳은 유료로 맞아야 한다니 황당할 수밖에 없다.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비용은 보건소에서는 전액, 민간병원은 30%를 국가가 지원한다. 이 민간병원도 지방자치단체와 계약을 맺은 곳에 한정돼있다. 필수 예방접종 대상은 BCG(결핵), B형간염, 소아마비, 파상풍, 백일해 등 8종으로 모두 다 맞히려면 22회나 맞춰야 하니 부담이 결코 만만치 않다. 수도권을 제외하고 지방서는 유일하게 12세 이하 어린이들에 대해 전액 지원해주는 당진군을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 다른 지역 부모들이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당연하다.

심각한 것은 예산지원이 넉넉한 '부자동네'와 그렇지 못한 '가난한 동네' 주민들이 병원에 내는 접종비가 최대 41만8000원이나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영유아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을 하는데 이 정도 차이가 난다면 형평성 문제도 있거니와 더 큰 문제는 비용부담 때문에 예방접종을 포기하는 어린이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해당 질병에 걸려 앓거나 그 이상의 일이 벌어진다면 그런 황당한 일도 없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접종 대상 대부분이 전염병이어서 예방접종을 하지 못해 그만큼 전염이 확산된다면 방역관리 체계에 구멍이 뚫리게 된다.

각종 질병으로부터 영유아를 보호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는 여기서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전염병의 경우 지역단위 예방접종률이 90% 이상이 되어야 퇴치가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7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완전한 퇴치에는 아직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접종비 부담이 만만치 않은 것도 이런 접종 기피에 한몫했을 것이다.

예방접종의 경우 어떤 차별도 있어서는 곤란하다.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비용을 국가가 전액 부담하는 쪽으로 확대하는 한편, 지역 간 천차만별인 접종비의 형평성부터 조정해야 한다. 어린이가 건강하게 자라야 나라를 이끌 재목이 될 것임은 불문가지다. 예방접종에서조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나면 안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