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대덕특구 출연연 등에 따르면 현정부 들어와 출연연 구조조정 압박과 정년 65세 환원이 이뤄지지 않는 등 불안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정년퇴임을 했거나 정년퇴임을 앞둔 연구원들이 대학으로 이직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의 경우, 전직 원장들이 각각 충남대 분석기술대학원장과 녹색기술대학원장으로 옮겼다.
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전 방송통신융합연구부문 소장을 지낸 안치득 박사는 지난 2월 30년간의 연구원 생활을 정리하고 연세대 미래융합기술연구소 교수로 옮겼다.
한국화학연구원 소속으로 프론티어사업인 생체기능조절물질개발사업단장을 역임한 유성은 전 단장은 지난 3월 정년퇴임을 하고 충남대 신약전문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같은 연구원 공재양 책임연구원 역시 정년을 앞두고 3월 경상대 약대 초대학장으로 이직했다. 공 박사는 화학연에서 스크리닝연구부와 생명화학연구단, 신물질연구단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는 등 약학분야의 국내 최고의 전문가로 산학연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이대실 박사도 유성은 단장과 같은 경우로, 정년을 마친 뒤 출연연을 떠나 울산대에 둥지를 틀었다.
한국원자력연구원 핵융합공학기술개발부장으로 초전도국가핵융합장치(KSTAR) 가열장치 개발을 총괄했던 홍봉근 책임연구원은 전북대 고온플라즈마응용연구센터 사업단장으로 이직했다.
동력로사업부장을 맡았던 손동성 책임연구원과 중수로안전연구부 김용희 책임연구원도 울산과학기술대 친환경에너지공학부로 자리를 옮겼다.
출연연 첫 민영화 대상기관으로 선정된 안전성평가연구소의 인력유출도 심각하다. 최근 김균 선임연구부장이 호서대학으로, 고우석 생물의약품센터장은 창업하며 연구소를 떠났고, 김충용 영장류센터장은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실험동물센터장으로 옮겼다. 올해만 벌써 5명이 떠났고 책임급 연구원들의 이직이 늘고 있다.
이들이 대학행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65세 정년연장이 사실상 무산됐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의 지적이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국제구제금융(IMF) 이후 61세로 단축된 정년을 65세로 연장해 달라는 출연연 연구자들의 줄기찬 요구는 정부의 무관심으로 실현되기 어렵다고 판단한 연구원들이 출연연을 떠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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