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서구 도마동 모 사찰 인근 도로변 2.5㎞ 구간에 걸려 있던 연등 500여 개가 땅으로 떨어지는 등 훼손된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인근 CCTV 분석 결과 용의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15~20여 회에 걸쳐 의도적으로 연등줄을 공구로 끊어 훼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건 당일 0~3시 사이 인근에 설치된 50여 개 CCTV 화면을 분석했다.
하지만 CCTV 화면이 용의자를 압축할 정도로 선명하지 않아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화면에 나오는 용의자가 인적이 있는 곳에서는 머뭇거리면서도 인적이 없는 곳에서는 연등줄을 절단하는 모습이 관찰됐다”며 “때문에 특정한 의도를 갖고 연등줄을 훼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증거화면이 흐릿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최근 연등줄을 훼손하는 용의자 모습이 포착된 CCTV를 추가로 확보하고 용의자 신원 확인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반면 비슷한 시기 공주에서 발생한 연등훼손 사건은 해프닝으로 결론 났다.
공주경찰서는 지난달 27일 오후 4시17분께 공주시 신관동 전막사거리 도로변 가로수에 4㎞에 걸쳐 걸려있던 연등 240여개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는 주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신고 즉시 현장에서 연등줄 절단 단면을 분석한 결과 고의가 아닌 바람 등에 의한 자연적인 원인으로 훼손된 것으로 결론짓고 내사 종결했다.
공주서 관계자는 “바닥으로 떨어진 연등의 높이가 각기 다르고 연등과 줄이 매듭으로 이어진 부분만 끊어진 것으로 미루어 볼 때 공구가 아닌 자연현상에 의한 것으로 결론짓고 내사를 종결했다”고 말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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