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임장관실의 이 같은 설문조사를 보면서 국민들로부터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국가기관의 초라한 위상을 재삼 실감케 된다. 국가기관의 최정상에 있는 청와대는 물론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과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까지 국민의 신뢰도 면에서 최하위권에 머무른다는 조사결과는 실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로 미루어볼 때 이 같은 조사결과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자책감으로 귀결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금감원을 방문, 질타하면서 저축은행 부실책임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저축은행문제는 일반서민에게 피해를 강요한 결과로 이어져 금융기관의 모럴해저드의 대표적 사례로 꼽혔고 그렇게 될 때까지 금감원은 무엇을 했느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금감원 뿐만 아니라 금감원을 사실상 지휘하는 금융위의 감독에 문제가 있으며 더 나아가 국가 조직 전체를 총괄하는 청와대도 책임을 피하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민의의 대변인인 국회 역시 국회본연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의 중심에 서 있다. 뽑아줄 때는 국민을 위해 모든 일을 다 할 것처럼 하다가도 뽑히고 나면 자신이 속한 정파와 정당의 이익만을 위해 일하는 듯한 모습에서 국민들은 커다란 실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청와대와 국회와 같은 권력기관은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을 때만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국민이 믿지 않는 권력은 그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는 것이다. 국가기관은 이 점을 늘 염두에 두고 뼈를 깎는 심정으로 국정에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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