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현대건설 금호산업 롯데건설 효성건설 두산건설 대림산업이 세종시 아파트 건설을 포기한 이유는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게 기업의 생리라고 하지만 세종시의 차질 없는 건설을 바라고 있는 충청인들로선 분통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수익성이 없어 못 하겠다는 건설사들에게 사업재개에 나서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세종시 건설에 차질을 빚게 한 데 대해서만큼은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내년까지 공급돼야 할 아파트 1만2000가구 중 7000가구가 공중에 떠버렸다. 향후 발주공사에 이들 건설사의 사업 참여 자격을 아예 박탈하는 등 LH가 단호한 대응에 나서주길 주문한다.
우리나라 미래를 담보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가 건설사들에게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한 일차적 책임은 이 정부에 있다. 세종시 수정 논란으로 뒤흔드는 바람에 땅값이 곤두박질쳤고, 수익을 맞추려면 분양가를 높여야 하는데, 부동산 침체 상황에 분양 가능성은 불투명해졌다. 여기에 세종시가 과학벨트 입지 선정에서도 빠졌다는 소식이 결정타였다. 정부가 이처럼 세종시를 소 닭 보듯 하고 정상추진 의지조차 도무지 보이지 않고 있으니 건설사들이 등을 돌리는 것이다.
과학벨트 배제설과 맞물려 세종시를 뭉개려는 시나리오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나오고 있는 마당이다. 정부는 아파트 공급 정상화를 위한 후속 대책을 신속히 내놓아야 한다. 이대로 가다간 내년 7월 세종시 출범과 내년 하반기로 예정돼있는 정부청사 이전에 걸림돌로 작용하지 않을지 걱정된다. 계약 해지된 토지 재분양 절차를 서두르고 최대한 계획된 시기에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나라의 백년대계로 추진되는 세종시가 어쩌다 주택 공급을 걱정하는 처지로 전락했는지 참으로 민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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