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점심시간을 알리는 시계종이 울리자 을지대병원 영상의학부 임도형 계장은 흰 가운을 벗고 가슴에 빨간 하트가 그려진 티셔츠로 갈아입는다. 어깨에는 기타를 메고, 머리에는 케이크 모양의 귀여운 모자도 눌러쓴다.
임 계장을 비롯한 병원 내 간호사, 행정 직원들이 소아병동으로 하나둘씩 모였다. 7~8명에 이르는 이들 직원들은 생일을 맞은 소아병동 환자를 찾아 생일 축하 노래도 불러주고 케이크 절단식도 갖는다.
▲ 을지대병원 직원과 의료진들로 구성된 '하모니'팀이 소아병동에서 생일을 맞은 어린이에게 공연봉사를 하고 있다. |
을지대병원 입원 병실에서는 이같은 유쾌한 소동(?)이 매달 벌어진다.
바로 직원과 의료인들로 이뤄진 '하모니'팀의 활약 때문이다.
하모니팀은 지난해 2월 몇몇 직원들이 의기를 투합해 만들었다.
병원에 근무하면서 개인별로 봉사를 해야겠다는 생각들을 갖고 있었지만, 막상 실천하지 못해오다 음악도 즐기면서 봉사도 해보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기타와 오카리나, 카바사, 키보드 등 악기를 다룰 줄 아는 직원들을 수소문해 초창기에는 5명으로 팀을 꾸렸다. 각자 악기 연습과 노래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하모니 팀은 첫 봉사활동을 소아병동 입원 환자의 생일을 맞아 병실에서 공연을 가졌다.
영상기사인 임도형 계장은 “처음은 늘 어려운 것 같다”며 “막상 병실에 들어서니 쭈뼛쭈뼛하고 부끄럽기까지 했지만 공연을 마친 팀원들의 얼굴은 희열감으로 가득했다”고 회상했다.
아픔과 고통의 표정을 짓고 있던 아이들이 웃음과 행복함으로 가득한 모습을 볼 수 있었던 것은 가장 큰 보람이다.
첫 공연 후 매달 1, 2번의 공연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노래공연 외에도 매달 회원들이 비용을 조금씩 모아 환자를 위해 케이크와 선물도 준비한다.
지난해말 크리스마스에는 소아병동의 전체 아이들을 초청해 공연도 하고 200여개의 선물을 준비해 나눠주는 등 훈훈한 행사도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어린이 환자를 비롯해 독거노인 환자까지 대상을 확대했다. 생일을 챙겨 줄 사람이 없는 독거 노인들은 하모니팀의 공연에 눈물을 보이기 일쑤다.
동호회 활동이 동료들에게 전해지면서 많은 직원들이 참여를 희망해 현재는 1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병원측에서도 일부 비용을 지원해 이들의 봉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올해에는 내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타 강습도 시작해 환자들을 위한 희망의 울림이 더욱 폭넓게 퍼지도록 할 예정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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