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길 산림청 차장 |
따라서 숲가꾸기를 통해 나무뿌리의 말뚝효과와 그물효과를 크게 증진시키면 산사태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 말뚝효과는 수직으로 뻗는 나무의 곧은 뿌리가 암반층까지 침투해 땅을 고정시키는 것이며 그물효과는 나무의 가는 뿌리들이 서로 얽혀 그물망을 형성하여 흙이 쉽게 움직이지 않도록 붙잡는 효과를 말한다.
산에 나무를 처음 심을 때 나무간의 경쟁을 유도해 곧고 빠르게 자라도록 하기 위해 통상 ha당 3000그루의 어린 묘목을 심는다. 심은 후 약 10년 이상 지나면 나무들 사이에서 우열이 나타나는데 이 시기에 솎아베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방치하면 숲은 성장을 멈추게 되고 나무 사이로 햇볕이 들지 않아 각종 재해에 취약해진다. 따라서 사람이 성장하면서 단계별로 교육을 받는 것처럼 숲도 적기에 숲가꾸기를 해주어야만 환경적·생태적 건강성이 더욱 증진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숲가꾸기를 해준 지역과 하지 않은 지역에 대한 산사태 발생을 비교한 결과, 숲가꾸기 작업을 한 후 5년 정도 지나 임지가 안정화되면 숲가꾸기를 실시한 곳이 하지 않은 지역에서보다 최대 43%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숲가꾸기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뿌리생장이 촉진되어 산사태 발생이 급격히 감소하기 때문이다. 즉, 숲가꾸기를 한 숲은 장기적으로 재해에 강한 산림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꾸어 준 숲의 나무는 그렇지 않은 나무에 비해 뿌리의 양은 5배 이상 더 늘어나고 뿌리 깊이는 2배 이상 확장되기 때문이다.
선진국들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하여 숲을 가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건강한 산림복구를 위한 법률(Healthy Forests Restoration Act)'을 2003년에 제정하여 산림의 건강성 회복에 노력하고 있다.
일본도 2007년부터 2012년까지 기후변화에 대응한 탄소흡수원 대책의 일환으로 330만ha(연간 55만ha)의 숲가꾸기를 추진 중이다. 숲이 인간의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산림청은 올해 23만ha에 대한 숲가꾸기를 실시해 숲의 건강성을 높여 갈 계획이다. 치산녹화기에 심어 놓기만 하고 제대로 가꾸어 주지 못한 숲이 아직도 161만ha에 달한다. 이러한 숲을 가꾸어 건강한 숲으로 키우면 산사태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의 생장도 촉진시켜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증가하고, 병해충에 대한 저항력 강화, 맑은 물도 공급할 수 있는 등 다양한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
숲이 건강해지면 우리의 삶도 건강해지고 풍요로워 질 것이다. 숲을 잘 돌보고 가꾸는 것은 우리의 의무다. 본격 장마철을 앞두고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오늘도 숲가꾸기 현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이들의 노고는 우리 후손들이 누릴 쾌적한 환경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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