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의 목적지는 대전역 근처의 쪽방촌. 배식과 서빙, 설거지 봉사가 한창 진행 중인 이곳에는 이씨 외에도 여러 손길이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여느때보다 더 활기 넘쳤던 이 날, 20여명의 봉사활동 대원들이 이곳을 찾았다.
새로 얻은 삶을 더 보람있게 누리기 위해 어려운 이웃도 돕자는 취지로 '청솔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첫 봉사활동에 나선 것이다.
봉사활동에 임하는 청솔회원들은 건강을 잃어 자신의 몸조차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던 과거와 달리 누군가를 위해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해했다.
수술을 받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하더라도 아직은 행동하나가 조심스러울 환자들이지만 봉사활동 내내 이들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움직이고 봉사했다.
2년 전 간암선고를 받고 지난해 10월 초 간이식 수술을 받았다는 이 씨는 “장기이식은 누군가의 생명을 나눠받아 새 생명을 얻은 것”이라며 “생명을 나눠 얻은 새 인생 만큼, 아니 받은 것보다 더 많이 사회에 돌려드려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작년 1월 뇌사기증자의 간을 이식받은 강석근씨(51)는 “간이식인들은 회복과정에서 어느 수준까지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을까에 대해 궁금해 하고 동시에 불안한 마음도 갖게 된다”며 “봉사활동은 이웃을 섬기고 살아야할 가치를 깨닫는다는 것 역시 우리에게 무척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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