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영상의학과 의사하면 CT나 MRI촬영 이후의 필름을 판독하는 모습이 익숙하다.
하지만 선병원 영상의학과 박상준 과장은 ‘막고, 뚫고, 넣고, 빼고’로 통하는 인터벤션 영상의학(interventional radiology) 수술의 대가다.
인터벤션 영상의학은 전공하는 의사가 전국에 단 120여명에 불과하다.
박상준 과장은 영상의학을 전공했지만 환자를 만나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다. 상당수 영상의학분야가 환자와 상대하지 않고 필름 판독만을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름으로 만나는 환자와 직접 만나는 환자와의 온기 차이는 컸다. 박 과장은 직접치료하고 환자를 만나고 싶어 이 분야를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그 분야가 너무 광범위했다. 담도암, 담낭암, 임파선암 등 담도가 늘어나 바로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에도 사용되며, 신장이 막혀 소변을 못보는 환자, 혈관 색전술 등 이용 분야가 컸던 것이다.
특히 박 과장의 전문분야는 간암 환자들의 간동맥화학색전술로 오랜 시간 시술 경험이 많은 의사들만 할 수 있는 분야로 손꼽힌다. 간동맥 색전술이 간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은 이미 증명이 됐으며, 박 과장은 암환자만 5000사례, 혈관색전술은 1만사례가 넘는 임상 사례를 갖고 있다.
박 과장은 지난해 일본과 간동맥화학 색전술 임상실험을 공동 진행했다. 일본의 간동맥 색전술 사례 30케이스와, 국내 15케이스를 분석해 공식적인 지표를 만들겠다는 취지에서다.
국내의 인터벤션 테크닉은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실력을 갖고 있지만, 기본적인 데이터가 없어 세계적 인정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간암의 대표적인 치료방법으로 여겨진 간이식의 경우 결과가 좋지 않았다. 박 과장은 지난 2007년 방사선 원소 투입을 통한 간동맥 화학색전술이 간암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내 이 결과를 외국의 유명 학술지에 기재하기도 했다.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도 화학색전술을 통해 치료효과가 증명되고 있지만 시술 가격 자체가 간이식이나 간암수술보다 저렴하다보니 일부 환자들은 시술 내용을 믿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혈관이 막힌 환자들은 사느냐 죽느냐 하는 죽음의 문턱을 오가기도 하고, 하지 혈관이 막힐 경우에는 다리 절단여부가 달려있는 중요한 시술이기도 하다.
그는 환자와의 관계 형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환자와 의사간 관계가 어떻게 형성됐느냐에 따라 같은 치료를 하더라도 결과가 다르기 때문이다. 사진을 통해서만 판단을 해도 되지만 박 과장은 시술 전후 환자들을 일일이 찾으며 경과를 지켜보고 설명도 해준다. 덕분에 지금까지 의료사고를 주장하는 사례는 없었다.
박 과장은 “이곳에 와서 느낀것은 환자들이 서울의 대형병원을 찾아 떠나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며 “얼마든지 지역에서도 찾아보면 훌륭한 시술 능력을 가진 의사들이 있으며, 시간과 비용 등 모든 면에서 지역의료진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한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 환자진료 뿐 아니라 국내 의학 발전을 세계에 알리는 그의 모습에서 참의사의 면모를 읽게 된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영상의학과 박상준 과장은 누구?
1993 고려대 의과졸업, 의사면허 취득
2001. 방사선과전문의 취득
2001~2002 연세의료원 전임의
2002~2007 한림대강동성심병운 전임강사 및 조교수
2003~2008 인토벤션학회 국제협력이사
2007~2009 고대안암병원 임상조교수
2009~ 선병원 방사선과 과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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