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창희 ETRI 기술전략본부장 |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배출 9위, 에너지 사용량 10위, 석유 소비량 5위 등 에너지 고소비 국가로서, 1993년 12월 47번째로 UN기후변화협약에 가입하여 2013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방안을 올봄까지 UN기후변화협약 사무소에 제출하게 되어 있다.
이렇게 환경문제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증대되면서, IT 부문에서도 환경문제가 중요한 이슈로 다루어지기 시작하였다. IT 부문은 친환경적이라는 일반적 인식과는 달리 전 세계 CO2 배출량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항공사 여객기가 배출하는 양과 유사한 규모이다. 특히 많은 컴퓨터들과 소위 IT 인프라를 이루는 장비들은 거대한 전력 소비의 주 원천 중의 하나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한곳의 전력 소비량은 인구 3~4만 도시의 전력 소비량과 맞먹는다는 통계가 있다.
환경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면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전략’을 국가발전 비전으로 제시하였다. 저탄소 녹색성장은 환경(Green)과 경제(Growth)가 상충된다는 고정관념에서 탈피하여, 환경이 경제성장의 제약요인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새로운 기회요인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즉, 저탄소 녹색성장은 지식·기술 집약형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저탄소형 산업구조로 전환함과 동시에, 산업발전과 환경문제해결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는 것이다.
IT 부문에서 저탄소 녹색성장의 실현은 바로 Green IT의 실현이다. Green IT는 환경을 의미하는 녹색(Green)과 정보기술(IT)의 합성어로 아직 명확히 규정된 정의는 없으나, “IT 부문의 친환경 활동”과 “IT를 활용한 친환경 활동”을 포괄하는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즉, IT 기기의 생산, 사용, 폐기 과정에서 발생되는 에너지 낭비 및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IT를 활용하여 여타 산업의 CO2 배출 및 에너지 절감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미국, 일본, 영국 등 선진 각국들은 일찍이 기후변화 문제에 IT가 미치는 영향의 중대함을 인식하고, IT 부문의 에너지 절감은 물론 IT를 활용한 에너지 절감 및 CO2 감축에 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IT 제품에 대한 환경규제 대응과 폐전자제품 처리에 관한 정책은 마련되고 있으나, 에너지 절감 및 CO2 배출에 초점을 둔 그린 IT전략 및 정책 마련 및 실행을 위해 현재 지속적인 검토가 수행되고 있다.
그린 IT는 기존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술의 응용을 통해 무공해 에너지원인 태양전지를 개발하는 등 에너지 생산에 기여할 수 있으며, ‘전기 먹는 하마’라는 데이터센터 기능의 효율화와 각종 정보기기의 Green화를 통해 에너지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그린 IT가 기후변화협약 대응과 에너지 절감이라는 두 가지 국가 현안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녹색성장을 위한 최우선 과제로 추진되어야 하며, 국가 차원의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책 및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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