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농약 묻은 장어’못 걸러낸 검역체계

  • 오피니언
  • 사설

[사설]‘농약 묻은 장어’못 걸러낸 검역체계

  • 승인 2008-12-23 00:00
  • 신문게재 2008-12-24 21면
지난달 연기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건의 원인은 페루산 ‘농약 장어’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유통업체에 남아있던 냉동장어를 분석한 결과 14상자 중 2상자에서 농약성분의 일종인 카보퓨란이 검출됐다는 것이다. 유통과정에서 묻었을 개연성보다 최초 산지에서 포함되었을 가능성에 경찰은 무게를 두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 허술한 검역체계가 문제였다. 장어와 같은 수산물의 경우 육안과 냄새 등을 토대로 독성물질을 감별하는 이른바 ‘관능검사’만을 거친다. 이마저도 전수조사가 아닌 샘플링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검사한다. 이런 허술한 검역망으로 ‘농약 묻은 장어’를 걸러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다.

언제까지 식품 불안에 시달려야 하는지 한탄을 금할 수 없다. 올 들어서만 생쥐머리 새우깡, 칼날 참치캔, 멜라민 분유, 다이옥신 돼지고기에 이어 농약 장어다. 먹을거리 파동이 벌어지면 정부는 대책 강구를 앵무새처럼 말하지만 나아진 게 없다. 멜라민 파동이 전국을 강타했을 때 정부는 부랴부랴 위해우려식품에 대해서는 전수 검사를 추진하겠다고 대책을 내놨었다. 하지만 식품 소비량의 80% 정도를 수입함에도 불구하고 수입식품 검사의 80% 이상이 관능검사, 서류검사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먹을거리 비상에 당국이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보다 철저한 검역체계 구축은 물론 현지 점검을 통해 오염 경위를 파악하고, 재발 방지책이 세워지지 않을 경우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쏟아져 들어오는 수입 식품의 안전을 담보할 효과적인 대책은 궁극적으로 검역체계 강화뿐임을 유념해야 한다. 인원과 장비를 확충해서라도 더는 부실 검역이 들먹여지게 해선 안 된다.

‘농약 장어’ 파문은 학교급식, 그것도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사고라는 점에서 국민의 충격이 더 크다. 학교급식은 성장기 아이들에게 중요한 영양 공급의 통로다. 품질과 안정성이 보장된 식재료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하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가장 좋은 농산물을 공급하는 게 우선이고, 그게 어렵다면 안전성 확보를 위한 급식재료지원센터 설립 등 시스템 구축을 검토할 만하다. 학교급식이 식중독의 온상이란 소리를 언제까지 들어야 하는가.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랭킹뉴스

  1. 학대 마음 상처는 나았을까… 연명치료 아이 결국 무연고 장례
  2. 김정겸 충남대 총장 "구성원 협의통해 글로컬 방향 제시… 통합은 긴 호흡으로 준비"
  3. 원금보장·고수익에 현혹…대전서도 투자리딩 사기 피해 잇달아 '주의'
  4. [대전미술 아카이브] 1970년대 대전미술의 활동 '제22회 국전 대전 전시'
  5. 대통령실지역기자단, 홍철호 정무수석 ‘무례 발언’ 강력 비판
  1. 20년 새 달라진 교사들의 교직 인식… 스트레스 1위 '학생 위반행위, 학부모 항의·소란'
  2. [대전다문화] 헌혈을 하면 어떤 점이 좋을까?
  3. [사설] '출연연 정년 65세 연장법안' 처리돼야
  4.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5.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헤드라인 뉴스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충남 행정통합 첫발… '지방선거 前 완료' 목표

대전시와 충남도가 행정구역 통합을 향한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수도권 일극 체제 극복, 지방소멸 방지를 위해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 추진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대를 갖고 뜻을 모아왔으며, 이번 공동 선언을 통해 통합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합의했다. 이날 공동 선언문을 통해 두 시·도는 통합 지방자치단체를 설치하기 위한 특별..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 3·8민주의거 기념관 개관…민주주의 역사 잇는 배움터로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