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피해극복.배상문제 어디까지 왔나
2.남은 과제
3.현장르포
4.1주년 맞는 각계 반응
1.피해극복.배상문제 어디까지 왔나
지난해 12월 7일 오전 7시 6분께 태안군 소원면 만리포 북서쪽 10㎞ 해상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와 삼성 T-5가 예인하던 크레인선 삼성1호가 충돌했다. 검은 재앙의 시작이었다.
유조선 좌현 탱크 3곳이 파공돼 실려있던 원유 중 1만2547㎘가 바다로 유출됐다. 사고 발생 14시간이 지난 이날 오후 9시 10분께 유출된 기름은 구름포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만리포와 학암포, 소원면 모항리, 원북면 방갈리~소원면 파도리, 이원면 만대 해안까지 확산된 것도 모자라 보령과 서천, 제주까지 번지고 말았다.
확산된 기름은 결국 태안군 등 충남 도내 6개 시ㆍ군 총 30개 읍ㆍ면ㆍ동 해안 70.1㎞, 해수욕장 15곳, 도서 59곳 등지의 양식장 1만5039㏊, 육상종묘시설 81곳 248㏊ 등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일반음식점과 콘도ㆍ숙박업소도 휘청일 수밖에 없었다.
갑작스럽게 닥친 검은 재앙에 넋을 놓아 버린 서해안은 한 겨울 ‘지구상 최악의 불모지’가 될 지 모른다는 공포감에 휩싸였다. 하지만 ‘서해안을 살려야 한다’는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져 사고 직후부터 한겨울 칼바람을 무릅쓰고 몰려든 123만명의 자원봉사자들 노력에 힘입어 검은 때가 걷혀 나갔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서해안은 청정지역으로 점차 제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충남도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진행한 유류사고 피해지역 대기오염도 및 퇴적물, 해수 수질검사 결과 인체에 무해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해안 4개 지역 6개 지점에 대한 대기질 조사에서도 배출허용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
농림수산식품부는 갯벌해역, 해상가두리, 육상양식장 등의 어장환경 정밀조사를 실시, 안전성을 확인했고, 지난 9월 3일부터는 피해지역이 전면 조업을 재개했다.
기름 범벅이 됐던 해수욕장의 대부분은 옛 모습을 찾았고, 전문기관의 조사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 올 여름 일제히 개장했다.
정부는 여기서 머물지 않고 중장기적 환경복원을 위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토해양부는 유류유출 사고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평가 및 향후 생태복원 프로그램 수행을 위한 연구용역 및 해양생태계 회복추진 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에선 해양국립공원의 해양생태계 유류오염 현황조사, 장기 생태계 모니터링 수립을 위한 해양생태계 회복 추진팀을 구성, 정밀조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유류유출 사고 배상을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다.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이 발표한 서해안의 피해 추정액은 방제활동 및 수산양식, 관광 등의 분야를 모두 합쳐 최소 5663억 원에서 최대 6013억 원 수준.
IOPC의 최대 보상한도는 3216억 원으로 초과 피해액은 정부나 추가 기금 가입, 삼성중공업 측에 대한 구상권 청구 등을 통해 배상받아야 한다.
지난달 말 현재 태안 피해대책위원회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수산분야 5만4637건, 비수산 분야 1만3456건 등 모두 6만8093건이다. 이 중 사정 중인 것은 200건 정도에 불과하고, 승인된 것은 116건, 지급된 것은 51건에 그친다.
이는 피해지역이 광범위한 데다 피해 유형이 다양해 손해사정인이 현지 사실 조사를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서해안유류사고대책지원본부 관계자는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유출 사고 극복 과정은 국가적 위기가 닥쳤을 때 국민들이 힘을 모아 희망을 일궈내는 모델이 될 것”이라며 “아직 풀어야 할 문제가 많지만 정부와 충남도, 해당 기초단체, 주민이 힘을 모아 하나하나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최두선 기자 cds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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