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폐기물을 외부로 배출하기 전 연구원 소속 폐기물담당 부서의 확인하에 외부로 반출되도록 하는 규정이 있음에도 불구, 연구소 직원이 우라늄 박스를 개봉하고도 이를 폐기물처리업체로 보낸 것으로 확인돼 담당부서의 확인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12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실험실에 있던 우라늄 박스가 외부로 나간 지난 5월 17일 오후 원내 집하장에서 작업인부에 의해 우라늄 박스가 최초로 발견돼 해당 부서인 폐기물처리부서로 보내졌지만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폐기물처리업체로 넘겨져 신탄진 집하장으로 이동됐던 것이다.
당시 연구원 폐기물처리부서 관계자는 이 우라늄 박스를 개봉하고 안에 있던 비닐에 쌓인 우라늄을 비롯해 구리 도가니가 있다는 것까지 확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두고 연구원 측은 연구소 내 방사선구역에서 나온 폐기물만을 폐기물처리부서에서 정확하게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연 한 관계자는 "원자력연구원 폐기물처리부서는 원내 방사선구역에서 나온 폐기물만을 자체 보관해 액상으로 돼 있는 물질의 경우 `자연증발로`로 보내져 증발시킨 뒤 폐기물을 임시 저장고에 보관토록 규정하고 있다"며 "우라늄 박스는 방사선구역에서 나온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개봉하고도 폐기물처리업체에 보내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원내에서 나온 폐기물이고 우라늄 박스를 개봉해 반투명 비닐에 쌓여진 물질임을 확인하고도 그냥 외부로 보내졌다는 것은 폐기물처리부서가 `천연우라늄이 어떻게 생긴지도 모른다`는 것을 반증해주고 있다.
또한 연구소에서 나온 수많은 폐기물들이 허술한 검증작업에 의해 얼마든지 외부로 유출될 수 있다는 개연성을 다분히 보여주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과학기술부를 비롯해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등으로 구성된 합동대책반은 지난 10일까지 조사를 한 뒤 철수한 상태이며, 13일부터 우라늄 시료가 소각된 것으로 추정되는 경기도 시흥 소각장과 최종 매립지 등에서 잔재물을 찾는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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