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야기]포도품질 기후.토양이 좌우

[와인이야기]포도품질 기후.토양이 좌우

[박한표 교수의 와인이야기]⑧ 포도품종을 알아야 와인이 보인다

  • 승인 2007-03-29 00:00
  • 신문게재 2007-03-30 9면
  • 박한표 교수박한표 교수
양조용 포도는 당도.산도 높아야
식용보다 알이 작고 껍질 두꺼워
거봉이나 캠벨, 와인용으로 부적합


포도라고 다 와인의 원료가 되는 것은 아니다. 포도는 크게 와인을 제조하는 양조용과 과일로 먹는 식용으로 나뉜다. 양조용 포도는 발효과정에서 일정 수준의 알코올 성분으로 변할 수 있도록 당도가 높아야 한다. 또 향과 맛을 낼 수 있도록 산도가 높아야 하며 탄닌, 미네랄, 폴리페롤 등도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좋은 품종의 포도라고 해서 좋은 포도로 잘 자라는 것은 아니다. 포도 품질은 토양과 기후에 따라 좌우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인은 포도만을 원료로 하여 만들기 때문에 포도품종이 품질과 맛을 결정짓는다. 와인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와인이 어떤 포도의 품종으로 만들어졌는가를 알면 훨씬 더 쉽다. 우리가 여름철에 즐겨 먹는 캠벨이나 거봉 등은 식용포도이기 때문에 와인을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

와인을 만드는데 쓰이는 양조 포도품종은 식용 포도보다 알갱이가 작고 촘촘하며 껍질이 더 두껍다. 또한 당도와 산도가 동시에 높아야 한다. 당도는 알코올 함유량을 결정하고, 산도는 와인의 향과 맛을 결정한다. 그리고 당분을 알코올과 탄산가스로 분해시킬 수 있는 천연 효모의 양이 많이 들어있어야 한다.

와인을 만들기 위해 재배하는 포도나무들의 품종을 프랑스어로 ‘세파주(C?page)`라고 한다. 세파주로는 크게 레드와인을 만드는 것과 화이트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또 한 가지 품종으로만 와인을 만들기도 하지만, 특정한 포도품종의 단점을 보완하거나 강한 맛을 순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품종의 포도를 섞어서 와인을 ‘블랜딩(blending)`하기도 한다.

와인의 양조에는 유럽 종인 비티스 비니페라(Vitis vinifera)가 주로 쓰인다. 오늘날 세계 전 지역에서 재배되는 포도품종은 크게 유럽 종(Vinifera), 미국 종(라부루스카, labrusca), 잡종(하이브리드, Hybrid) 세 가지로 나뉜다. 미국 종은 강한 냄새가 나기 때문에 와인 양조로는 적합하지 않고, 주로 주스나 식용으로 많이 사용한다. 그러나 야생 상태로 추운 겨울이나 습한 여름에 잘 견디고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유럽종의 접붙이기 대목으로 애용되고 있다. 미국 종에는 콘코드, 캠벨얼리드, 잡종에는 시벨, 세이블 블랑 등이 있다.

유럽 종에 속하는 포도품종은 수 백여 개가 되나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것은 40여 종이다. 이 중에서도 품질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품종은 10여 개에 불과하다.

모든 포도품종은 각각 자기가 선호하는 토양과 기후를 가지고 있다. 포도나무를 둘러싼 환경적인 요소, 즉 배수, 토질, 채광, 고도, 포도밭의 방향, 일조량, 강우량, 바람의 세기 등을 고려해 포도품종을 선택해야 한다.

‘포도품종을 알면 와인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신세계 와인들은 라벨에 품종이 표기되나,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와인은 라벨에 포도품종이 표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산지별로 재배되는 포도품종은 거의 한정되어 있으므로 생산지로 와인의 포도품종을 추측해야 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경기 프리미엄버스 P9603번 운행개시
  2. [기획] 의정부시, 우리동네 정책로드맵 ‘장암동편’
  3. 유성복합터미널 3개사 공동운영체 출범…터미널·정류소 흡수·통합 본격화
  4. 첫 대전시청사 복원활용 탄력 붙는다
  5. '최대 30만 원 환급' 상생페이백, 아직 신청 안 하셨어요?
  1. 누리호 4차 발사 D-4… 국민 성공기원 분위기 고조
  2. '세종시=행정수도' 진원지, 국가상징구역...공모작 살펴보니
  3. 충남도 청렴 파트너 '제8기 도민감사관' 출범
  4. 헌법파괴 비윤리적 2025 인구주택총조사 국가데이터처 규탄 기자회견
  5.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헤드라인 뉴스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6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출에 짓눌린 대전 자영업계…폐업률 6대 광역시 중 두번째

대전지역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불황을 견디지 못하고 잇따라 폐업의 길로 내몰리고 있다. 특히 도소매업의 경우 대출 증가와 폐업률 상승이 두드러지면서, 이들을 위한 금융 리스크 관리와 맞춤형 정책 지원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대전지역 자영업 현황 및 잠재 리스크 점검'에 따르면 2025년 2분기 기준 대전지역 자영업자 수는 15만 3000명으로 집계됐다. 202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다른 광역시와 달리 대전의 자영업 규모는 오히려 확대되는 추세다. 전체 취업자 수 대비 자영업자가 차..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갑천에서 18홀 파크골프장 무단조성 물의… 대전시, 체육단체장 경찰 고발

대전 유성구파크골프협회가 맹꽁이와 삵이 서식하는 갑천 하천변에서 사전 허가 없이 골프장 조성 공사를 강행하다 경찰에 고발당했다.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나무를 심으려 굴착기를 동원해 임의로 천변을 파내는 중에 경찰이 출동해 공사가 중단됐는데, 협회에서는 이곳이 근린친수구역으로 사전 하천점용허가가 없어도 되고 불법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24일 대전시하천관리사업소와 대전충남녹색연합에 따르면, 유성구 탑립동 용신교 일대의 갑천변에서 11월 15일부터 17일까지 굴착기가 땅을 헤집는 공사가 이뤄졌다. 대덕테크노밸리에서 대덕구 상서동으로 넘어..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세종 도시재생 '컨트롤타워' 생긴다… 본보 지적에 후속대책

<속보>=세종시 도시재생사업을 총괄 운영할 '컨트롤타워'가 내년 상반기 내 설립될 예정이다. 국비 지원 중단 등 재정난 속 17개 주민 거점시설에 대한 관리·운영 부실 문제를 지적한 중도일보 보도에 후속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중도일보 11월 19일자 4면 보도> 세종시는 24일 오전 10시 기자간담회를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주민 거점시설 운영 현황과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본보는 10년 차 세종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는 광역도시재생지원센터와 현장지원센터 5곳이 폐쇄한 작금의 현실을 고발하며, 1000억 원에 달하는 혈세 투입..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주렁주렁 ‘감 따기’ 주렁주렁 ‘감 따기’

  •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대전 불꽃쇼 기간 도로 통제 안내

  •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주택재건축 부지 내 장기 방치 차량 ‘눈살’

  •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 은빛 물결 억새의 향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