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연구의 새로운 페러다임 ‘화학생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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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연구의 새로운 페러다임 ‘화학생물학’

<사이언스 칼럼>

  • 승인 2006-05-16 00:00
  • 민용기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유전체학연구실민용기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유전체학연구실
우리 속담에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모른다는 말이 많은 경우에 비유되어서 사용되고 있다. 선각자들은 지난 수백 년간의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고자, 생활고에 핍박을 주는 의식주를 해결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그 결과로 오늘날의 대한민국은 본인이 게으른 사람을 제외하고는 전국적으로 의식주를 고민하는 사람은 없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의 질이 좋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급격히 증가되었으며 조깅, 수영 등의 운동뿐만 아니라 건강식품 및 불로장생(不老長生)하고 싶은 사람의 욕구가 발동하면서 동의보감의 한 귀퉁이에 건강에 좋다고 서술되어 있으면 홈쇼핑에서 대박을 터트리는 현상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건강을 염려하고 삶의 질을 향상 시키려는 욕구를 한탄해서가 아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결과를 빨리 기대하는 불같은 성격과 그 결과가 기대치에 미달할 경우에는 승복하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측면이 있어 미래의 희망을 얻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할 일이 많다.

사람에게 있어서 생로병사를 해결하고자하는 노력은 어머니 품속에서부터 죽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과학이 발전을 거듭할수록 과거에 잘 모르던 질병이 등장하고,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여 새로운 질병이 탄생하게 되었다. 생물 실험에 의해서 얻어지는 질병에 관한 모든 연구결과가 치료제 개발에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옛날부터 화학은 도깨비불에 비유되어 신천지를 만들거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으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하면서 우리생활에 유익하게 사용되어져 왔다.

신약연구에서도 화학은 놀라운 진전이 있었으며 현재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의약품의 약 80%는 화학적 방법으로 제조된 약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들의 사용기준을 강화하면 할수록 보다 세밀하면서 정교한 신약의 창출이 필요하게 된다.

지금까지 생명과학의 연구는 게놈을 중심으로 한 연구가 중심이었다면, 앞으로의 연구에서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화학유전체학(chemical genomics)은 “화학을 사용한 유전학”으로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즉 유전학에서 이용하는 돌연변이체의 현상을 저분자 화합물(분자량 1000이하의 화합물)을 사용하여 그 현상의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화학유전체학은 천연물 및 합성 저분자화합물을 중심으로 생명현상을 연구하는 화학과 유전학의 융합을 의미하는 것이다. 유전학의 우수한 연구경험 및 생각을 화학분야에 접목시킨 것으로 생물의 움직임과 유기화합물의 생리활성을 체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하고자 하는 것이다. 저분자 화합물을 이용한 생물학적 연구에는 수많은 화합물을 확보하는 것도 필요하고 생체 내에서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화합물을 선별하는 검색기술도 중요하다.

화학유전체학은 세포수준에서 저분자 화합물의 생리적 기능을 이해하기 위한 연구 수단으로 적정수준의 화합물의 확보(화합물은행), 고효율 스크리닝 장비의 구축, 생화학적 기능연구, 생물화학정보시스템 등이 한마음이 되어 연구를 추진하는 다 학제간의 융합연구이다.

화학유전체학 연구는 신약개발 연구의 초기단계에서 생물학적 관점에서 화학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연결해주어서 연구의 효율성을 증진하고 신약연구의 원동력을 제공해주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융합연구는 태동기의 첨단연구 분야로서 모든 상황이 내 몸에 꼭 맞는 것이 아니므로 화학유전체학을 중심으로 생물과 화학분야의 연구자가 인식하는 내용을 토론하면서 초기의 신약연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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