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희귀조 황새(천연기념물 199호)가 논산과 전북 경계지역에 무리지어 날아들었으나 행정기관의 뒤늦은 보호로 밀렵꾼에 의해 희생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황새 12마리가 겨울을 보내기 위해 이곳을 찾아 들었으나 한마리가 희생되기 전까지는 이 사실을 알지 못해 문화재청 보고도 이뤄지지 못 했던 것.
황새가 발견된 것은 지난 5일. 오른쪽 다리에 상처를 입은 채 피를 홀리고 있는 황새 1마리를 주민이 발견하고 행정기관에 신고했으나 대전에 있는 동물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과다 출혈로 죽었다.
그러나 이처럼 내륙지역에 황새가 무리를 지어 날아드는 것은 드문 일임에도 일선 행정기관에서는 이 희귀조의 출현을 문화재청에 알리지 않는 등 안일하게 대처해 황새의 희생을 가져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황새는 세계적으로 1000마리 정도 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멸종위기에 처해 적색 목록에 등재돼 있는 조류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속담이나 병풍 등에서 그 모습을 찾아 볼 수 있어 비교적 많이 서식했던 것으로 유추되고 있으나 60~70년대 급작스레 감소해 1년에 한두 마리 정도밖에 발견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황새는 민물성 어류가 서식하는 자연형 하천과 얄은 습지대에서 가끔 2~3마리씩 출현할 때마다 관심을 집중시킬 만큼 갈수록 보기 드문 새로, 지난 70년대 토종 수컷 황새의 죽음이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특히 이번처럼 12마리가 내륙에서 발견된 예는 처음 있는 일로 학계에서도 기이한 현상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재 폐사된 황새는 몸길이가 1m에 이르며 깃털과 꼬리가 검은 것으로 연해주 쪽에서 겨울을 보내기 위해 찾아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조류학자 조삼래 교수(공주대)의 설명이다.
조 교수는 "멸종위기에 처한 황새가 부주의로 폐사한 것은 사회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며 "황새들이 무사히 겨울을 보내는 것은 물론 내년에도 다시 찾아들 수 있도록 현재 해당지역 한쪽에서 진행하고 있는 하천 정비작업의 중지 등으로 황새 서식에 알맞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엄은화·논산=문종수 기자, omana@joongdo.com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