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일보가 선정한 성심당 베스트6 |
성심당은 2011년 국내 제과업체 최초로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됐다. 은행동 본점 뿐 아니라 대전역,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북적이고 빵 물량은 늘 부족하다. 대전역에 가면 성심당 빵 봉지를 들지 않은 사람들이 없을 만큼 이제는 대전을 떠나 대한민국의 명물로 거듭나고 있다. 프랑스의 바게트처럼, 미국의 베이글처럼, 성심당의 튀김소보로를 대표 빵으로 알리기 위해서는 어떤 빵을 파는지 정도는 알아야 한다. 성심당에 튀김소보로만 있다는 편견은 버려! 그래서 준비했다. ‘성심당 집중탐구 빵빵~’
금요일 점심시간 은행동 성심당 본점을 찾았다. 5월 무더운 초여름이지만 성심당에는 비수기는 없어 보였다. 빵집은 정말로 인산인해.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성심당 베스트6를 구입했다. 시식은 제1기 글로벌중도(Global Joongdo) 명예기자단을 포함해 총 20명이 참가했다. 고소한 빵 냄새, 비주얼은 환상, 과연 이들의 시식평은 어땠을까?
견과류의 유혹, 윌넛 브래드
겉모습은 마치 돌멩이 같다. 첫인상은 그다지 손이 가기가 어렵다. 허나 맛보면 이 빵에 빠지지 않을 자 없다. 카라멜과 견과류가 소보로처럼 빵 겉면에 둘러져 있다. 견과류가 주는 고소함과 건강한 맛 덕분에 가산점 올라가고, 생각만큼 딱딱하지 않은 식감에 놀라워 또 점수를 주고 싶은 맛이다. 견과류를 씹다보면 건포도가 하나둘 씹히는데, 새로운 식감이 입안에 감돌면서 빵의 맛이 진화된다. 빵빵한 평가단이 뽑은 성심당 최고의 빵이다.빵빵한 평가단의 시식평은? 평균: 3.7점 75% “다시 먹고 싶어”
*좋아요: 맛있다. 느끼하지 않고 호두의 바삭함이 빵과 환상의 조화.
*글쎄요: 겉면이 다소 딱딱해서 입천장이 아프다. 작게 잘라먹어야 함
토요일에 먹나요, 토요빵
이름부터가 독특해서 손이 간다. 적고구마와 찹쌀이 만남, 오잉, 빵에 떡이 들어간다고? 그리고 연분홍과 보랏빛이 감도는 고운 색감에 노오란 소보로가 거북이 등껍질처럼 붙어있다. 달달하해서 맛있고 떡과 빵의 만남에 즐거운 식감까지. 딱딱함 없이 씹혀서 남녀노소 누구나 고르게 사랑할 수밖에 없는 토요빵.빵빵한 평가단의 시식평은? 평균: 3.6점 “다시 먹고 싶어” 70%
*좋아요: 겉면의 소보로가 달콤하고 쫀득해서 맛있다. 작명센스 굿굿
*글쎄요: 달다. 특징없이 무난한 맛.
이유있는 넘버원, 튀김소보로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성심당의 튀김소보로의 인기도 우연으로 얻어진 산물이 아니다. 올해로 튀김소보로는 35살. 사실 튀소의 인기는 불과 몇 년 전 시작됐다. 대전지역의 빵집이다보니 다소 늦게 입소문이 났고 교통의 요충지인 덕분에 주말여행으로 대전을 거치는 인구가 늘었다. 큰 관광요소가 부족하다보니 모두들 대전의 맛집으로 눈을 돌렸고 가족들에게 여행 선물로 전할 수 있는 빵이 특산물처럼 팔리기 시작했다. 또 먹방과 푸드프로그램이 늘면서도 전국 5대, 혹은 10대 빵집을 주목했고 대전의 터줏대감이었던 성심당도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그 가운데 튀김소보로는 소보로와 단팥고로케의 앙상블이 환상적인 빵이다. 그냥 빵도 맛있는데, 깨끗한 기름에 또한번 튀겼으니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맛의 조화다. 소보로는 바삭바삭하고 단팥빵은 지나침 없이 달달하다.
빵빵한 평가단의 시식평은? 평균: 3.5점 “다시 먹고 싶어” 65%
*좋아요: 바삭한 소보로 식감이 굿. 명불허전 대전의 맛
*글쎄요: 식으면 기름이 많아진다. 팥의 단맛이 호불호
부모님 생각나는 쑥찰앙금빵
향긋한 봄날의 쑥향이 가득 배어 있다. 이 빵은 클래식함이 단연 돋보이는 전통의 맛이다. 밀가루에 쑥을 더해 초록빛이 감돌고 팥소 안에는 찹쌀과 견과류가 들어 있어서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괜스레 부모님과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각이 난다는 빵빵한 평가단. 우유와 먹으면 더욱 맛있겠고, 쑥의 풍미가 상당히 좋다. 일본 도리야끼가 생각나지만 그래도 전통 팥빵의 맥을 이어오는 것 같아 기분 좋아지는 빵이다.빵빵한 평가단의 시식평은? 평균: 3.3점 “다시 먹고 싶어” 70%
*좋아요: 쑥향이 좋다. 건강해지는 맛
*글쎄요: 팥이 싫어요. 부모님께 선물해드리고 싶어
비주얼 쇼크, 먹물크림치즈
어머, 이게 빵이라니. 첫 비주얼은 말 그대로 쇼크다. 노릇노릇 구워진 갈색빵의 고정관념을 탈피하자. 먹물을 뒤집어쓴 빵이 노란 크림치즈와 만났다. 길다란 겉모양은 흡사 고무신과 닮았다. 맛은 쫄깃하고 담백한 것이 특징. 크림치즈가 무난한 먹물빵의 맛을 극대화 시켜준다. 비주얼에 한번 넘어가고 크림치즈의 특유의 맛에 또 한 번 반하니, 베스트6가 아닐 수 없다.빵빵한 평가단의 시식평은? 평균: 3.2점 “다시 먹고 싶어” 65%
*좋아요: 크림치즈가 맛있다. 검은색 빵이 의외로 먹고 싶게 한다
*글쎄요: 식으면서 빵 표면이 질겨진다. 크림치즈가 빵 양에 비해 적다.
만두야, 빵이야 판타롱 부추빵
부추와 계란의 조화가 만두인지 빵인지 분간이 어렵지만 빵집에서 만들고 있으니 빵이 맞다. 퓨전의 대표적인 빵이라 부르면 되겠다. 성심당에서도 다양한 맛 시뮬레이션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가 아닐까 싶을 만큼 독특하다. 부추의 향이 먼저 퍼지고 계란과 빵이 맛을 뒷받침해주면서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빵빵한 평가단의 시식평은? 평균: 2.8점 “다시 먹고 싶어” 45%
*좋아요: 씹히는 부추의 식감이 좋다. 건강해지는 맛
*글쎄요: 부추가 짜다. 빵이랑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
▲시식을 위해 준비된 성심당 베스트6 |
빵빵한 평가단이 뽑은 성심당 1위 빵은 튀소를 물리치고 윌넛브래드에게 돌아갔다. 견과류와 빵의 조합은 그다지 신기하지는 않지만 소보로의 진화라 부를 만큼 독특한 생김새와 빵 속면에 건포도로 2차 식감까지 잊지 않은 성심당의 센스가 돋보이는 역작이라 부를 만 하다.
놀라운 것은 토요빵의 반격이다. 튀소를 물리치고 무려 2위에 올랐다. 쫀득한 식감은 연령불구, 국적불구하고 모두가 공통으로 좋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적고구마의 연분홍 색감도 한몫 한 듯. 그러나 튀김소보로의 인기는 아직 식지 않았다. 튀소의 소보로 부분은 극찬을 받았다. 식어도 바삭한 이유는 도대체 뭘까. 식은 뒤 빵 표지에 묻어나는 기름기만 살짝 잡아준다면 성심당 베스트1 탈환은 무난해 보인다.
▲ 중도일보 글로벌미디어 객원기자들이 맛있게 시식중이네요. |
빵빵한 평가단이 입모아 말한 것은 “역시 성심당”이었다. 인기 있는 빵 한 가지에 멈추지 않고 끝없는 연구와 진화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한 번쯤 성심당 매장에 가본 일이 있다면 진열대와 부엌 내부를 슬쩍 엿보시라. 빵은 쉴 새 없이 팔리고, 갓 구워져 나온 빵, 곧 구워질 빵 수천개가 대기하고 있다.
물론 맛에 대한 입소문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빵을 만드는 성심당 제빵사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앞부분에서도 언급했지만 분명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다. 대전 성심당은 튀소 밖에 모른다고? 빵빵한 평가단의 말한다. “윌넛브래드, 토요빵, 쑥찰앙금빵, 먹물크림치즈, 판타롱부추빵도 다 맛있어요.” /이해미 기자
*성심당 빵빵한 평가단의 이야기는 카드뉴스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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